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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콩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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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요조 댓글 8건 조회 1,111회 작성일 04-05-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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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콩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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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나물" 이란 못난 글로나마 어머님 사랑을..가늠해 보며....


    오늘은 어머님 생신이시다.
    *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좀 전에 이른 저녁을 끝 내고 손님들 가시고 난 뒤,
    "세상에 이런 일이" TV방송을 시청을 했다.
    말 없이 석삼년을 깊은 산 속에 들어 가서 돌을 깨는 할머니...
    아침이면 깊은 산으로 들어 가.. 해 져야 돌아 온다는 할머니,
    인터뷰를 완강히 꺼리시더니..... PD가 무거운 돌을 져 나르는 할머니를
    도와 드리면서 점차 우호적인 접근을 하자 종내는 이야기를 끌러놓으셨다.

    아들의...병이 낫질 않는단다.
    해서.....산 속에 들어 와 기도를 하다가 얻은 靈感이란다.
    그 무거운 큰 돌들을 져 날라다 힘껏 들어 올렸다가 깨 부수는 할머니...
    그 힘은 도대체 쇠잔한 몸! 어디에서 솟는 것일까?

    무겁고 큰 돌을 깨는 것은
    할머니.....아니 어머니의 사력을 다한 기도였다.
    그 어머니의 말씀 그대로 옮기자면 가슴에 칼을 12개 꼽고라도....
    목숨이 붙어 있는한 병든 아들을 위해서 돌을 깨겠단다.

    왜 내 몸인들 대신 내어주고 싶지 않으리...
    차마 먼저 보내기 싫은 에미의 맘을 어찌..필설로 표현하랴?

    그 동기야 어떻든...
    큰 돌을 사력을 다해서 내려치는 광경을 보면서
    마치 나쁜 병마와 투쟁하는 듯..... 그 병을 때려 부수는 듯.....
    어머니......그 모습을 보고는 눈시울 뜨겁도록 가슴이 찡해 왔다.

    어머니...!
    실로 어머니란 힘은 위대하고도 숭고하다.

    우리 어렸을 적 옛날에는...
    명절이 다가 오거나 큰 일을 앞 두면 으례히 집에서는 콩나물시루를 앉혔다.
    뭐니 뭐니해도 큰일에는 콩나물 반찬이 그래도 중요한 몫을 한 모양이었나 보다.

    주무시다가도 늘 물을 주시는 어머니...
    정성껏 콩나물을 다둑거리며 기르셨다.
    마치..노랗고 여린 우리들을 키우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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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나물**

어머닌
소반위에다 콩을 쏟아 놓으시곤
돌과 뉘를 고르십니다.

온전한 콩만 고르신 후
오지 그릇 위에다 삼발이를 놓고 그 위에
소독한 독을 놓고 속에다 짚을 까신 후 조심스레 콩을 붓고는
하루 이틀 물을 꾸준히 주십니다.

하루 하루가 지날 때마다
눈을 틔워 낸 우리들은
날마다 몰라보게 자라납니다.

좁은 곳에 발을 가지런히 내리고 옹기종기 사이좋게 자라납니다.
어머니는 목마를 때를 맞춰 물을 주시고는 언제나 우리들 머리를 자근 자근
애정어린 손으로 눌러 주십니다.
사랑의 손으로 언제나 다독거려 주십니다. 행여나 웃자라지나 않았는지...
덕분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이좋게 가만 가만 자라납니다.

그저... 노랗게 노랗게만
변색없이 자라나기를 기원하는 마음 뿐입니다.

행여 잔발이 내릴세라 꼭꼭 눌러 주시며...
행여 세상사에 물들어 거칠어 질까하여 꼭꼭 여며 주시며.....
한 밤중에도 주무시다 말고 일어나셔서
물 주시기를 게을리 않던 어머니.....
여린 우리들이 눈 부시지 않도록 언제나 까만 보자기로 잘 덮어주십니다.

행여 세상빛이 스며들면 진녹색의 색갈로 변하면서 거칠고 질겨지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우리들은 몰라보게 자라나서 시루밖으로 키가 삐죽하나 자라나왔습니다.
비좁도록 빼곡한 콩나물 시루 안은 무척 더웠는데...

긴 목을 빼지 않아도 바깥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습니다.
이제 곧 당신의 예정된 잔치에 우리들은 뽑혀 나가서는
어머니 손 끝으로 맛있게 버무러져 잔치상에
나, 이 세상에 태어난 소임을 다하러..당신 품을 떠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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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연실님의 댓글

최연실 작성일

  가슴 뭉클한 글 잘 읽고...부모님 사랑에 머리숙여 다시 한 번 깊이 고마워하며 많이 느끼고 갑니다...감사!!

정경효님의 댓글

정경효 작성일

  글도 뭉클하지만 그림도 못지 않게 감동적이네요. 이요조님의 글을 읽고 본가에 전화를 하겠다고 하니 집사람이 우짠 일이냐고 묻네요. 어제가 어버이날이라 그렇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요조님의 글을 읽고 전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친정어머니도 아닌 시어머니께 요즘도 이러는 분이 계시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황숙님의 댓글

황숙 작성일

    흠  ...      눈물이  뭉클...        정이 뭔지....  미운정...  고운정이 다들어야    진짜백이  정이 된다 카든디...    백야  누님...  그치칫...칫칫....  히히히.....  ^^*

신흥균님의 댓글

신흥균 작성일

  이요조님의 글과 음악을 듣자니....눈물이 납니다.....가슴이 꽉 막힌 듯 천근만근입니다.

허영원님의 댓글

허영원 작성일

  가슴 뭉클한 음악 진정 감동적 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엄마~ 울엄마~ 언제부턴가 나도 엄마에게 뭔가 주는 드리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분위기가 되면서 제가 어른임을 실감했죠. 감사함다.!!!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어릴적 추억에 콧등이 시큰둥 해 집니다.

이요조님의 댓글

이요조 작성일

  그럴싸한 bgm 효과 탓이지요 머..... 글이야 허접에다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