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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솜다리꽃(에델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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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영희 댓글 1건 조회 1,242회 작성일 05-05-0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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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규님께서 올려 놓으신 솜다리를 봤습니다.
중학교 수학여행 다녀온 후로 제가 제일 갖고 싶은 꽃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들꽃에 대한 욕심은 한 개씩 보태지네요.
저는 마음이 불편할 때는 여러 사이트에 들어와서 들꽃들을 검색하면서 자신을 다스리는 시간이 많습니다. 비록 제가 갖지는 못하지만 대리만족으로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서요.
박경규님의 솜다리꽃을 보면서 수학여행이 생각나서 글을 올립니다.
중학교 수학여행 때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미리 주신 용돈을 동생들과 같이 군것질로 다 써 버리고 얼마 갖고 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식구들과 같이 사 먹은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아시는 부모님께서 얼마를 더 주실 줄 알았지 그냥 다녀 오라고 할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죠.
설악산에서 솜다리를 예쁘게 펴서 유리액자에 넣은 것을 봤습니다.
정말 사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어요. 친구들에게 빌리려니 생각지도 않았던 예쁜 물건들과 집안 식구들의 선물, 케이블카도 타고...... 아무도 빌려 주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던 솜다리를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또 설악산으로 가게 되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원하던 솜다리 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원하던 그 솜다리는 그 것으로 저의 가슴 한 켠에 자리 잡았습니다.솜다리꽃은 한 살씩 보태지는 세월 만큼 제 머리 속에서 깊이 차지하요. 오늘 사진을 보면서 그때 보던 솜다리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듯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철부지가 된다더니......
아마 그때 제가 돈이 있어서 솜다리를 샀다면 아마 이리 머리 속에 남아 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쩌면 이구석 저구석 굴러 다니다가 흔적도 없어졌을 것 같아요.
제가 그 솜다리의 추억으로 인해 이리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지도모릅니다.
그런데 솔지히 말씀드려서 너무 갖고 싶습니다.
아무렇게나 하지 않고 잘 보관하고 싶은데...... 이건 갖기 전의 마음...
인간이란 소유하고 나면 그 가치를 조금씩 잊어 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게으른 저는 말입니다.
차라리 솜다리꽃을 소유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으로 들꽃을 사랑하리라 자신을 애써 위로해봅니다.
박경규님, 대리만족을 할 수 있게 해 줘서 너무 감사드려요.

* 야생화에 모르고 글을 남겼다가 사진 없이 뜨는 것을 보고 부끄러워 얼른 삭제 시키고 여기에 올립니다. 초보인 것 표시나죠?

댓글목록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글솜씨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