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와 함께한 두번째 배낭여행- 송규현님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길영 댓글 9건 조회 1,534회 작성일 05-08-14 20:23본문

▽외손자녀석입니다.



지난 겨울방학에 이어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손자와 함께 두번쩨 배낭여행을 떠났읍니다.
영월, 영주, 안동, 문경을 다녀왔읍니다.
♧ 박달제 : 영월 가기전 잠깐 박달재에 올랐읍니다.
"천둥산 박달재에 울고 넘는 우리니마" 예나 지금이나
사랑의 슬픈 이야기는 우리들의 영원한 페이소스입니다.
♧ 영월책박물관 :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오랬동안 고서점을
운영했다는 박대현 관장님. 산골 폐교에다
돈도 되지않는 책박물관을 열어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교과서를 비롯,
현제에 이르기 까지 각종 문헌과 자료들을 수집,
정리하여 테마별 기획, 순환전시를 하고 있읍니다.
"영희,철수, 바둑아 바둑아" 내 어릴적 교과서를
보지 못하여 아쉬웠읍니다.
손자녀석은 책이 박물관에 왜 있어야 하는지
느낌은 없는 것 같고, 이 외할배의 어릴적 추억으로
녀석의 꿈을 자극해 볼까 했으나 역부족이였읍니다.
♧ 곤충박물관 : 건축디자이너가 곤충 마니아가 되어 개설한 사설 곤충박물관입니다.
역시 돈이 되지 않는 일을 산골 폐교에다 정열을 쏟아 만든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꿈을 안겨 주는 곳입니다.
내 어릴적 여름방학은 으례 곤충체집 숙제가 있었지요.
잠자리채, 수수깡상자, 포르말린 방부제, 주사기등을 갗추고
나비, 잠자리, 메미 ,풍뎅이 등등을 잡으러 땀 흘리며 들로 산으로
쏘 다녔읍니다.
나무상자 바닥에 작은 수수깡 기둥을 붙이고 그 기둥 위에
방부처리한 곤충을 최대한 원형을 살려 올려 핀으로 고정시켰고,
바닥에 이름표를 써 붙였습니다.
뚜껑은 세로판지로 덮어 제법 그럴듯 한 표본상자를 만들었읍니다.
물론 우수상을 받았지요.
살기 힘든 그 시기, 공무원이었던 형이 필요한 자재를
구해 주셨기에 가능했읍니다.
녀석도 외할배의 어릴적 곤충체집 추억담을 들으면서
많은 흥미를 가지고 진지하게 찾아 보는 모습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더군요.
나도 왕잠자리 유충이 물 속에서 2-3년을 작은
물고기와 달패이등을 잡아 먹고 산다는 사실을 새삼 배웠읍니다.
책박물관, 곤충박물관, 산골에서 운영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두 분 관장님 잘 운영되기를 기원합니다.
♧ 김삿갓 묘소 : 아직 때 묻지 않은 계곡, 그 이름도 김삿갓계곡입니다.
그 계곡 끝자락 깊숙한 곳에 삿갓은 말없이 누워 있읍니다.
해학과 풍자, 재치와 웃음으로 서민의 애환을 달래 주었던
한 시대의 풍운아였읍니다.
그대 오늘에 와 있어 세상사 우리의 아픈 마음 녹여줄 법도 하건만
왜 말없이 누워만 있는가!
♧ 별마로천문대 : 내 어릴 적 무수한 별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 별들을 찾아 별마로 천문대를 찾아 갔읍니다.
캄캄한 산길 구불구불 올랐으나 아쉽게도 구름이 걷히지 않았읍니다.
별관측은 불가능했고, 천체 모형실에서 별자리를 찾아 탐구하고,
천체망원경의 원리에 대해 설명 듣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읍니다.
그나마 관심을 가져주는 녀석이 이뻣읍니다.
영월을 여행지로 택한 이유 중의 하나도 이 천문대였읍니다.
몇년전 별을 실컷 보겠거니 하고 백령도에 갔으나
3박4일 계속 비가 와서 헛탕이었읍니다.
언제 별을 맘껒 볼 수있는 곳을 다시 찾아가고 싶습니다.
세경대학 기숙사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쳤읍니다.
(천문대 산길을 운전하여 안내해 주신 세경대 이진형화백 고맙습니다.)
※ 참고 : 천문대 방문할때 피해야 할 계절과 시간을 참고로 열거 하겠읍니다.
계절-봄 여름을 피합니다. 황사와 비 때문입니다.
월- 3, 6, 9월을 피합니다. 환절기가 되어 일기불순이 잦습니다.
그 월중-보름 전후 약 10여일을 피합니다, 달빛이 방해가 됩니다.
하루중-일출전 여명시, 일몰 직후 잔영이 방해가 됩니다.
댓글목록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손자에게 꿈을 심어 주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날씬하던 지석이가 통통하게 변했네...~^^*
김용환님의 댓글
김용환 작성일특히 1960년대 이전 책,잡지,신문,포스터,팜플렛,편지,광고지,음반등을 보내달라고 하던데....영월책박물관에 보내고 싶은 회원이 있을려나? 영국에는 유명한 헌책 동네가 있던데.......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할배와 손주의 아름답고 뜻깊은 탐사여행이네요.마음이 흐뭇하고 이제 15개월 된 외손녀가 크면 동반여행을 할 기력이나 있어줄건지, 외손녀가 따라나서줄 건지 싶네요.여행지도 좋지만 여행이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손주보다 외할아버지가 더 뿌듯하셨겠지요? 허ㅎㅎ.....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참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영월책박물관에 가본 그때가 생각납니다.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나중에 저도 꼭 해보고 싶은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맑은 여름날 산사에서의 별헤던 밤이 벌써 몇해 전, 세월 참 유수입니다.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죄송합니다. 제가 해드린다고 했는데..
송규현님의 댓글
송규현 작성일우정호님, 고마웠읍니다.
김제민님의 댓글
김제민 작성일김삿갓 문학관 근처에 조선민화박물관도 있고...우리나라 지도 닮은 선암마을도 구경하셨나요? 멋진 할아버지에게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
이정옥님의 댓글
이정옥 작성일저 아그는 할아버지의 사랑으로 앞으로도 무럭 무럭 잘크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