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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백령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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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명자 댓글 7건 조회 2,508회 작성일 07-09-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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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 넘도록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은 모처럼 맑다.

높이 올라간  하늘에는
빨강 노랑  날개를 펼친
페러글라이더들이 이른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따가운 햇살에 제 가슴 제끼고
알곡을 여물리는 벼포기는 바람도 반갑다.

윙~~~윙! 예취기 소리
일년에 한 번, 조상님 이부자리 정리하는
후손의 팔뚝에 힘 줄이 불거지고
뚝뚝! 콧등으로 땀이 흐른다.

 볕이 좋아서 슬그머니 베낭에 물 한통 집어 넣고
**산에 들러 두어 시간 헤메다.

늘 먼저 찾는 자리
줄줄 물 흘러내리는 습한 곳에
자주귀개, 땅귀개 풍성하고
맨 눈으로 보기 힘 들만큼 작은
흰(좀)개수염(곡정초과)도 하얀꽃 한창이다.

가는잎산들깨도 작은 분홍색 혓바닥 빼물고
산들깨(들깨풀?)도 분홍의 허브향을 날린다..

부근 바닥에는 큰벼룩아재비가
넉장의 근생엽에 꽃대 올리고
하얗게 자잘한 꽃을 한창 피워 대고 있다.
발자국을 옮길 데가 없을 정도로 지천으로 깔렸다. 

억새를 헤치면서 능선을 오른다.
보라색 브로우치를 단 솔체가
한가롭게 능선 아래 낙동강 줄기를 굽어 보고 있다.

아직 자주쓴풀, 물매화, 용담은 소식이 없다.
작은 꽃봉오리 맺은 거 보니 10월이 되어야 만개할 듯.

능선은 패러 매니아들로 북적인다..
씨웅~~~!
모형 항공기 동호회 회원들도
쇳소리를 내는 색색의 항공기 조종하느라
붙박이가 되어 한쪽 방향만 응시하고 있다.

!!!!!...
네 갈래로 갈라진 분홍색 꽃
잎 겨드랑이에 한 개씩, 줄기가 약간 붉다.
줄기를 둘러싸고 있는 선형의 마주나는 잎에 주맥 하나.
잎 사이에 긴 털이 있다.

백령풀이다!
이런! 백령풀이라니...

그랬다.
작년 정모 때, 이녀석 잎겨드랑이마다
이미 꽃은 다 져버려 열매만 맺은 것 보고
도감을 훑다시피 하였는데도 그 이름 찾아주지 못하였는데
백령풀이라니..

바로 옆에 녀석이 있는 것도 모르고
녀석을 만나러 포항까지 가볼까 하고 있었다.

내려오는 임도에서 얼핏 스치는 홍도까치수염.
어느 바람에 실려 예까지 오게 되었는지..
아직도 하얀꽃 피우고 있다.

가을! 참 좋다!

댓글목록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하늘이 높아지고 파란 하늘에 구름이 한가로우니 갈은 갈인가 보더이다.요새 주변을 맴돌아보니 날씨가 어두워 모셔온 사진은 쓸 게 없고 눈으로 가슴에 담아온 모습들만 아롱아롱.솔체,병아리풀,돌마타리,왜솜다리,둥근이질풀,투구,미역취,산비장이,까실쑥부쟁이,눈빛승마,산꼬리풀,동자 등은 안부를 전했는데 물매화나 용담은 다음에 만나자더군요.원체 큰? 꽃들만 들이대시니 당초 아스무라하고 이름밖에 들은 일이 없는 백령풀은 상상의 나래만 펴봅니다.몇 년 전 귀개를 보겠다고 서울에서 상주까지 황금캐러 달려갔던 생각이 떠오르는군요.그래도 그 곳에서 만나고는 영 만날 수가 없으니 그립긴 하네요.꽃들과 나눈 아기자기한 야그 잘 봅니다.

남명자님의 댓글

남명자 작성일

  황금 캐러 다시 한 번 떠나 보심이 어떨지요. ^^*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화~~~ 정말 고개 깊숙이 숙여 감사드리옵니다. 이토록한 애정~ 열정~ 넘 훌륭하세요. 더불어 행복하옵니다.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황금 캐러 갔다가 로또보다 더 큰 횡재를 하면 큰일인데요? 허 ㅎㅎ.....귀가 가려운 게 왠가 했더니 남샘 때문이었는 것 같은데 귀를 후벼야 되려나? 말씀은 참으로 고맙습니다만 하는 일은 별로여도 작심하고 떠나기는 그리 쉬운 게 아니더라구요.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봄볕과 가을볕 다름이 어떤지...오늘 후배랑 이야기 중에 나왔다. 오손도손 정담만 나눈 것은 아니었으나(업무의 연장선이라고 실무자들이 고래고래 목청돋우는 통에...), 바깥나들이겸 했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길섶의 꽃들뿐이랴?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빨갛게 익은 사과...그렇게 많은 사과를 생전에 처음 봤다. 가을이다!!

이한윤님의 댓글

이한윤 작성일

  백령풀이라니오~~한 번 보여주시지요^^

이영태님의 댓글

이영태 작성일

  뜻밖의 행운이라해야 하나요.언제 거까지 이동했데요^^참 좋은 가을날의 소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