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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이재 댓글 9건 조회 1,904회 작성일 07-11-1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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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2년 반 만에 논산 연무댈 다시 찾았습니다.
    그해 4월, 녀석이 입소하던 날엔 벚꽃이 활짝피어 어찌나 곱던지...
    잔잔한 바람결에 날리는 꽃비를 온몸으로 맞던 큰 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하는 말,
    "꼭 봄소풍 온 것 같다."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역시나 오늘도 여유만만.
    반면 아우는 빡빡 깍은 머리를 모자로 꾹꾹 눌러쓰곤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긴장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형은 기념삼아 사진을 찍자고 뎀비는데 달랑 한 장 찍곤 홱 돌아서 버립니다.
    내리사랑일까요?
    유별나게 약한 몸이 에미 마음엔 자꾸 가시로 남습니다.
    4월, 서로에게 뒤질세라 꽃이파리 톡톡 터트리며 입소대를 가득 메웠던 벚나무는
    이미 헐벗은 지 오래,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앙상한 가지만 남았고,
    바람마져 살갗을 파고들며 속내까지 잔뜩 움츠리게 만든 11월의 첫 추위.
    마른자리 갈아 누워가며 보살핌만 받던 아들,
    처음으로 에미 품 떠나 홀로서기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첫날밤을 지내고 있겠지요.
    걱정했던 것보다 담담히 떠나는 아들의 뒷 모습에 대고,
    '잘 다녀오라고...' 간단한 당부만 남겼습니다.
    동네 어르신들께서 늘상 하시던 말씀,
    "딸 없는 니, 불쌍해서 어쩌냐?" -_-;;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
    무엇을 하느라 바쁜지 도통 덧글 하나 달지 못하고 세월만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와서 글 읽기도 바쁘다는 핑곌 또 댑니다.(정말 구실이지요? 글까지 올리면서.)
    그래도 이렇게 씩씩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자주 뵐 수 있도록 애써보겠음을 약속 드리면서 안부 여쭙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에 모다들 건강 잘 챙기고 계시온 지.

댓글목록

이한윤님의 댓글

이한윤 작성일

  듬직하시겠습니다.^^ 헌데 추운 때 입소를 해서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만큼 더욱 늠름해지겠지요....

이태규님의 댓글

이태규 작성일

  듬직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머지않아 의무를 다하고 돌아오는날 기쁨보다 더한 기쁨으로 만나 시겠죠..

이금선님의 댓글

이금선 작성일

  글 읽으며 저도 지난 생각이 떠오르네요  이이재님 마음이 헤아려집니다  아드님도 복무하는동안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랍니다

정윤영님의 댓글

정윤영 작성일

  맏이와 둘째는 그렇게 다른가 봐요. 저는 아들 딸이 하나씩인데도 그리 잔정을 못 줬습니다. 저희들 말로는 방목을 했다고 하더군요. 칭찬 같기도 하고 핀잔 같기도 하답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제 앞길들 열고 가는 걸 보면 늘 기특하지요. 아드님도 군복무 씩씩하게 잘 마치고 올 겁니다.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많이 행복하세요. 마음껏 사랑하시구요... ^)^ 더불어 따스해집니다. 감사함다.

주경숙님의 댓글

주경숙 작성일

  의젓한 아드님들 두셨네요.. 군복무하는동안 지금보다 훨씬 건강한 모습으로 마음 따뜻하고 넉넉한 아들로 돌아와 환하게 웃는 날 금방 오겠지요... 건강하세요

남명자님의 댓글

남명자 작성일

  두 아드님 두신 이이재님 든든하시겠습니다. 그래도 딸 아이 마음 씀씀이는 아들과 달라 엄마의 친구가 되어 줄ㄹ텐데요...아쉽네요. 늦둥이 딸 하나 얻어 보심이..ㅎㅎ

이길영님의 댓글

이길영 작성일

  어? 내 꼬랑지 우데로 갔노?!! 가슴이야 시리겠지만 그래도 대견하지요? 딸이 하나 있어 여시해주면 더 좋을낀데...저는 딸 둘에 아들 하난데 아들녀석은 착하고 듬직하긴 하고 제 딴엔 한다고 하는데 도통 말수가 별로네요.딸래미들은 지 에미하고 친군지 모녀간인지 잘 분별을 못하겠어요.옷도 신발도 서로 함께 쓰고 쇼핑을 가면 신이 나더군요.샘나지유? 허 ㅎㅎ.....

이이재님의 댓글

이이재 작성일

  따뜻한 위로와 격려, 고맙고 감사합니다. 나름대로 적응하느라 고된 날을 보내고 있겠지요. 몸도 마음도 훌쩍 크는 시간이 되길 빌어보는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