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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년만의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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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훈 댓글 2건 조회 2,577회 작성일 12-01-1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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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를 맞으며
마음이 조금 조급해 졌다.
큰 아들은 독립해서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고
자근아들도 가장으로써 수익원이 되는 화원을 개선하여 판매를 올리는 방안을 찿고있다.
어느새 일흔둘이 된 나는 두 아들이 가는 길을 바라보며 일선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서 있다.
수련과 연꽃의 수요는 십여년 전에 비교해서 수요와 기호가 내리막길에 들어섰고,
양평농장에 무엇을 재배 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머리속을 감돌고 있다.
우선 88년 군복을 벗으며 시작했던 길동난원 시절로 돌아가서
야생화와 함께 다양한 서양란을 구비해서 화원을 활성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90년대 수생식물에 눈을 돌리면서 잊혀져간 서양란을 찿아서
구파발쪽 매장을 찿아보니 산업화에 밀려 남양주쪽으로 매장들이 옮겼고
옛날에 자주가던 이원농장 삼현농장등은 찿지를 못했다.
고향 진천에서 사진관을 하는 땅내음의 다양한 대형카틀레야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양재동 꽃시장에 나가 보았더니 80년대 말 서초동에서 옮겨온 화원들은 몇집있지만
동양난과 심비디움 위주로 운영을 하고 있고 서양난을 갖춘 코너집에서 구입을 해볼까 문의했더니
내가 판매하는 값이나 마찬가지 내 이야기를 듣고는 남서울 단지로 가보란다.
남서울 단지에 서양난을 고루갖춘 매장 억불을 찿아서 필요한 서양난을 구입하던중
판매하는 카틀레야 속에 꽂힌 라벨을 읽어보니 이원농장이란 이름이 눈에 띄인다.
아직도 이중길씨가 이원농장을 하고 있구나!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지니 강화도를 건너가기전 김포군의 끝자락 한강하류옆에 농장이 있다.
이원농장은 아들이 홈피를 운영하고 있어서 찿아가겠노라 글을 남기고
며칠뒤 아침에 농장에 전화를 하고 1시간반을 달려 산밑 들판 몇천평이 되어보이는 농장에 도착했다
15년 여만의 만남 주인내외는 어떻게 변했을까?
상품을 파는 것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좋아서 일을 하던 농장주인이 궁금하다.
주차를 하고 농장에 들어서니 작물에 물을 주는 검은피부의 외국인 노동자를 만났다.
주인을 찿으니 손가락질을 한다. 멀리서 보니 잘 모르겠고 가까히 닥아가니 엤 주인이 맞다.
내가 길동난원을 하던 이훈 이라고 하니 한참을 보고야 알아본다.
이게 얼마만이냐고 등을 뚜드리며 손을 잡고 반가워했다.
당시 일을 도와주던 큰 딸이 결혼해서 아이들이 중학교에 다닌단다.
식물의 적응온도에 따라 저온온실에서 부터 덴드로비움하우스 카틀레야하우스 파피오하우스
매장하우스를 돌아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숙소을 지나다 아주머니를 만났다 젖은 손을 씼으며
반갑게 맞아주신다. 두분이 함께 점심식사나 하고 오라신다.
문수산 밑에있는 순두부돌솥밥 집에서 늙어가면서 손자들 보는 재미을 이야기 하며
즐거운 식사시간을갖었다.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다. 우선 필요한 품목을 골라 싣고 보니 한차 가득 백여만원이 넘는다.
오후 세시반이 넘어서 자주 올것을 약속하고 출발했다.
오랜만의 해후
서로 장사속으로 만났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농장을 잘꾸려나가고 가정도 잘 꾸려 나가는 친구내외가 자랑스럽다.

댓글목록

고재영님의 댓글

고재영 작성일

  아 멋진 일이네요.. 항상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들이 실감나게 잘 그려집니다.

송정섭님의 댓글

송정섭 작성일

  이훈 선생님은 참 행복하십니다.
할 일이 있다는 것, 내 손을 기다리고 있는 일이 있다는 것, 내가 아니면 안되는 일이 있다는 것...
더구나 그 일들이 세상 사람들 심성을 맑게 해주는 꽃에 대한 일이니...
아주 꽃처럼 자연처럼 사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