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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님의 들국이 경향신문에 대서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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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재영 댓글 13건 조회 2,369회 작성일 03-11-0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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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구회 회원님이신 이재경님이 어제 2003년 11월 3일자 경향신문에 대서특필되었기에 글을 인용하여 올립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떳네요..ㅎㅎ


들국에 묻혀 향기나는 인생 이재경씨


물안개가 자욱이 깔린 춘천 호반길. 길가에 핀 하양·노랑·자줏빛의 이름 모를 들꽃들이 눈부시다. 바람에 실려오는 은은한 향기가 잠들었던 후각을 깨운다.

“향기가 정말 좋지요? 일반 국화는 이런 향이 안 나옵니다”


‘낯선 손님’을 맞으러 나온 이재경씨(63)는 꽃처럼 활짝 웃고 있었다. 강원 춘천시 신북읍 102보충대 근처 야산에 위치한 ‘국야농원’(www.kugya.com). 10여동의 비닐하우스가 옹기종기 모인 이곳이 이씨의 일터다. 비닐하우스 4개동을 가득 채우고 있는 꽃들. 이름은 모르지만 모두 낯이 익다. 우리 산과 들에 흔하게 피어있는 꽃, 들국화(자생국화)다. 이씨는 바로 이 흔하디 흔한 들국화를 수집해 새로운 품종으로 개발하고 있는 ‘들국화 전도사’다.


이씨가 우리 들국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7년전쯤. 그가 원래부터 우리 들국화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사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일반 관상용 국화를 길렀다. 전시회에 작품을 낼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일반 국화에 대해 파고들면 들수록 우리 들국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관상용 국화의 상당수가 뿌리를 우리 들국화에 두고 있어요. 추위에 강해 우리 풍토에도 맞고요. 그런데 우리는 들국화라고 하면 별 거 아닌 것처럼 생각해요”


이씨가 보기에 들국화는 일반 국화보다 향이 더 풍부한 데다 ‘질리는 맛’이 없었다. 어린 시절 산과 들에서 뛰놀 때 무수히 봤던 꽃들이다보니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졌다.


들국화를 파고들기로 했지만 모든 것이 낯설었다. 들국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서적도, 이를 연구하는 기관도 없었다. 일단 몸으로 부딪치는 수밖에 없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밤 늦도록 책과 인터넷을 뒤지고 관련기관이나 대학에 물어봤다. 주말이면 야생 국화를 찾아 전국의 산과 들을 돌아다녔다.


“화악산, 가리왕산, 전봉산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겁니다. 제주도도 가고 거제도, 완도까지 찾아갔어요. 배를 빌려서 무인도까지 들어간 적도 있지요”


5년 전부터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남의 땅을 빌려 비닐하우스를 짓고 화분 수천개를 만들었다. 수집한 들국화를 옮겨심고 자연수정을 통해 새 품종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인공수정도 해봤지만 쉽지가 않더군요. 차라리 ‘우연이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킨다’고 그냥 자연에 맡기기로 했지요. 물론 이것도 수만개의 결과물 중 쓸 수 있는 것은 한 두 개 정도였지만요”


그래도 원래 것보다 색깔과 모양이 예쁜 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들국화의 단점인 짧은 개화시기 등도 보완됐다. 씨를 받아 다시 뿌리거나 가지를 잘라 새로 심으면서 계속 새 품종을 개발했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신품종이 300여종에 이른다.


이씨는 “일개 농사꾼이 한 거라 누가 인정하겠냐”고 했지만 산림청에서는 지난해 이씨를 야생화 재배분야 신지식임업인으로 선정했다. 그는 또 4년 전부터 춘천 화목원에서 들국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국화축제에서도 이씨의 들국화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춘천 호반길을 따라 심어져 있는 들국화도 이씨가 춘천시에 제공한 것들이다.

 

큰 수입이 없는 만큼 주변에서 마냥 좋게 볼 리 없었다. 말년을 조용히 보내지 왜 돈도 안되는 것에 매달리느냐는 소리도 들었다. 이씨는 그래도 행복하다고 했다. 어느날 ‘색깔이나 모양, 향기가 기막히게 좋은’ 들국화가 꽃봉오리를 피워올린 것을 보면 마냥 행복하다고 했다. 전시된 들국화를 뚫어져라 살펴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하다. “흔하디 흔한 들국화라고 생각하겠지만 저한테는 무엇보다 소중한 것들입니다. 두고 보세요. 봄이 되면 유채꽃을 보러 제주도에 가듯이 가을이면 우리 들국화를 보러 춘천에 올 겁니다”


-정절과 덕망 상징‘오상고절’-


흔히들 인적이 드문 산이나 들에 핀 가을꽃을 ‘들국화’라고 하지만 ‘들국화’라는 식물명은 없다.


들국화는 야생하는 국화의 종류를 총칭해서 일컫는 말로 보통 산국, 감국, 구절초, 뇌향국화, 갯국화 등으로 나뉜다. 가을 산자락에 홀로, 또는 무리지어 피는 노란 꽃은 감국이나 산국이다. 감국과 산국은 비슷하나 감국이 꽃의 지름이 2.5㎝ 이상으로 좀더 크다. 구절초의 꽃은 보통 흰색이지만 붉은 빛이 도는 것도 있다. 갯국화는 바닷가에서 자라며 노란색이다.


국화는 예부터 군자의 덕망을 지닌 정절의 꽃으로, 매화·난초·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찬양받아왔다. 서릿발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꽃을 피우는 절개를 가리켜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고도 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그같은 성정 때문에 예부터 시인묵객들의 작품 소재가 돼왔다. 중국 전국시대의 시인 굴원은 ‘아침에는 목련꽃에 떨어진 이슬을 마시고 저녁에는 떨어진 국화 꽃잎을 먹는다’고 가난하지만 고고한 삶에 대한 의지를 노래했다.


국화는 또 가장 늦은 때 홀로 고고한 꽃을 피워 부활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흰 국화를 죽은 이의 관을 장식하거나 무덤을 치장하는 꽃으로 삼았다.


중국에선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꽃이 국화다. 예부터 9월9일 중양절에는 지난해에 담가놓은 국화주를 마시며 장수를 기원했다. 특히 도교에서는 ‘국화는 신선들이 즐겨먹었던 선식’이라며 국화를 장생불사약으로 여겼다. 그 전통이 남아 지금도 산사에서 수도하는 스님들이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국화차를 즐겨마신다.


‘어지럼증이 없어지고 눈이 밝아진다’고 해 국화를 베개 속에 넣고 자기도 했다. 얼마전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향응과 함께 선물로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된 게 이 ‘국화베개’다. 국화는 또 봄에는 싹을 나물로 해서 먹고 여름에는 잎을 볶거나 튀겨서 먹는다. 말린 국화 줄기를 끓여 목욕수로 쓰면 신경통, 피부병에 좋고 머리 감을 때 묽은 국화수를 쓰면 탈모증과 만성 두통이 치료된다고 한다.


〈춘천/글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출처 : http://www.khan.co.kr/news/view.khn?artid=200311030759041&code=900101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이재경님~~ 축하드립니다 더욱 건강하고 더욱 많은 결과가 있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서동호님의 댓글

서동호 작성일

  이재경 선생님 정말 축하 드리고 또한 감축 드리옵니다.부디 내내 건강하시어 사라져가는 우리 들국화 많이 보존 하여주시길 바랍니다.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일대기가 죽 나오면서 들국화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것 같습니다.

최진만님의 댓글

최진만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이재경 선생님..

이태규님의 댓글

이태규 작성일

  아~엇그제 방문했을때 말씀들었는데...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축하드립니다.

송정섭님의 댓글

송정섭 작성일

  여러 사람한테 먼저 들었습니다. 어제자 경향신문에 대서특필 소식, 늘 30대같은 마음으로 지칠줄 모르는 도전과 정열을 가지신 분이라 언제든지 특필감 이었습니다. 정말 감축드리옵니다. 몸도 늘 30대의 건강을 유지하시길...

조영아님의 댓글

조영아 작성일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축하드려요. 이재경 선생님~ ^^*

지길영님의 댓글

지길영 작성일

  이재경님, 진심으로 경하드립니다!~^^*

신흥균님의 댓글

신흥균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우리 114 전체 회원의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전미경님의 댓글

전미경 작성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홍은화님의 댓글

홍은화 작성일

  이궁, 신문바꿔야 겠습니다. ^^

이영주님의 댓글

이영주 작성일

  고진감래( 苦盡甘來) 이럴때 쓰는 문구인가요? 고생 하셧쑤..!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우리는 경향신문 봅니다. 지금은 돌아가신지 오래되었지만.... 시아버님과 연관이 있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