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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눈에 선한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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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귀병 댓글 18건 조회 1,182회 작성일 03-11-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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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절리 가는 길

구절리 가는 길에 차창을 열면 신선한 산 공기 속에 가을 냄새가 가득 퍼진다.
구절양장 구비마다 구절초가 하늘거리며 반가움의 손짓을 하면
절로 나는 흥겨운 휘파람은 흥터마을 솔숲에서 불어 오는 실바람에 실려 산을 넘는다.

구절리 사람들은 구구절절한 삶의 사연이 있다.
한창 번성하던 시절의 영화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아직도 애환 어린 검은 석탄가루를 뒤집어 쓴 스무 집 남짓한 마을의 아픔을
노추산 산행길도, 오장폭포의 물줄기로도 아우르지 못한 채
강변 길은 안으로 안으로 파고 들어 발왕산 언저리를 스치고 있다.

대관령 목장의 폐수가 할퀴고 간 상처를
강변의 노송은 묵묵히 지켜보며 안으로만 다져 푸르른 기상을 곧추 세웠고
자개골 섬섬옥수로 어루만져 되살아나기 시작한 송천강에
무성하던 다슬기 무리, 날렵하게 침입자를 물리치던 꺽지,
한가롭게 바위틈을 헤집던 동자개, 늠름한 어름치는 언제쯤 돌아 올려나.

여인네의 속살같이 해맑은 자개골 아흔 아홉 구비에는
애기단풍이 애처롭게 바위에 매달려 산골의 가을은 깊어만 가고
길가에는 아직도 새까만 머루, 잘 익은 다래가 길손을 부르고 있다.
한 여름의 몸살을 감추고 있는 좁다란 산길은 하늘을 향하여 높다랗게 걸쳐있고
대광사의 향 내음은 십리 밖에 까지 퍼져 산골 나그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산 너머에 피안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기에.

상자개, 하자개를 바삐 오가는 동자개가 물고 떠내려 가는
빨간 단풍잎으로 이별을 대신 전할 때
적막이 골짜기를 가득 메운다.  (2000.10.6)

댓글목록

이양섭님의 댓글

이양섭 작성일

  후훗 고향이 대전이 아니셨군요~~ 구절리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고향의 모습과 그리는 마음... 이 가을... 같은 마음으로 느껴봅니다. 모두 시인이신가봐요~~~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읔 ㅡ 대관령목장 폐수? 그런 큰 목장에서 동물 배설물을 폐수로 흘린다면 그 동네는 아작ㅡ.ㅡ... 나는건데 ..지금은 괜챦겠지요? 대관령 목장길 낭만 찾아 구경가는 사람들..중의 하나였는데...

bluebayou님의 댓글

bluebayou 작성일

  고향이 강원도 어드메신가 봅니다.애잔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글이군요.잘 감상했습니다.

정경해님의 댓글

정경해 작성일

  머릿속에 충분히 그려집니다...  나도 가보고싶당.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남한강 상류의 이름은 영월의 동강, 그 위가 정선의 조양강, 그위가 정선아리랑의 발상지 아우라지강입니다.  제 고향은 정선아라리의 고장 아우라지고요, 구절리는  발왕산에서 발원하는 송천따라 아우라지에서 좀더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구절리는 정선선 꼬마열차의 종점인데 작년 루사 태풍의 영향으로 아직도 기차는 다니지 못하구요, 삼양축산의 폐수에 이 동네 다시 아작 났습니다.^^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그리구 '아우라지'라는 이름은 '어울어지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태백산 검룡소에서 발원한 하여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골지천과 발왕산에서 발원한 송천이 합수하는 곳으로 두 물이 어우러지는곳에서 유래한 것이랍니다.  아우라지강 까지만 '江' 이구, 그  위부터는 '川'입니다요.  또 다른 지역은' 아리랑' 이라고 하지만 이지역은 '아라리'라고 하여 아리랑에 限의 여운이 길게 느껴집니다. 또 한가지 특급비밀인데요(^^)  근처의 가리왕산이 봄이면 바람꽃, 얼레지, 한계령풀... 야생화 천지고요, 비장의 장소에 물매화 군락 감춰두고 사알짝 보곤 하지요. ^^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어둔이골 가는 방법좀 알려주세요...해 떠서 해 질때까지.. 혼자 걷기에 좋은 길 아시면..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아~ 그 기차를 타셨군요. 정말 운치있고 멋지죠?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펴겠습니다.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olive님, 평창 원당산의 어둔이골 인지요? 그렇다면  승용차 가져 가시면 영동고속도로 새말 IC → 안흥 → 42번국도 평창방향 → 뇌운계곡(우회전).  방림 직전에 오른쪽으로 뇌운계곡 안내판 보이고 이 길 따라 가면 뇌운산장 나옵니다.  거기서 걸어가야 할듯, 산장옆에 '아름다운집' 이라는 펜션있구요, 뇌운산장의 된장찌개, 아름다운집 어딘가에 소개되어 몇년전에 다녀 왔지요. 대중교통 이용하시면 동서울터미널에서 평창 시외버스 이용, 평창에서 다수리 초등학교 까지 택시. 다수리 강따라 상류로 올라가다 나룻배 타시면 어둔리.  어둔사람이 찾아 가는 곳이지요.^^ (동문서답 아닌지?)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완벽한 오지인줄로 알았는데 ..펜션에 된장찌개집이요??? ..김삿갓처럼 삿갓쓰고 양식으로 인절미 넣어 메고 걸어가는 길인줄 알았어요 ㅡ.ㅡ... 감사합니다 ㅡ

우정호님의 댓글

우정호 작성일

  왕산리에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자작나무 한그루가 보기좋게 있더군요 다른것은 다 사라져 버렸지만 자작나무만이 남아서 그자리가 집터인것을 알려 주더군요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구절리-종량리-대기리-왕산으로 빠지는 길도 오지입니다. (4륜구동차만 운행가능). Olive님, 두메산골은 오전 11시에 해떠서 오후 3시에 해가 집니다. ^^  구절리 가기 직전의 자개골-대광사- xxx치(고개)- 진부 신기리 로 이어지는 길도 청정계곡을 낀 오지입지요.  골이 깊어 호랑이 나타나면 인절미 줘야 잡아 먹히지 않지요. ㅋㅋ,  혹시 여행길에 아우라지(여량) 들리시면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오는 옥산장에 들리셔서 하룻밤 묵으며  인심을 느껴봄직도 합니다. 반드시 제가 소개했다구 하구요.^^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올리브님! 기꺼이 원하는 2-3명??함께 가면 안 될까용?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명순님^^** .. 왜 안되겠어요 좋지요 ~* / 에이 진짜루 11시에 해뜰라구요?? ..저는 하루 오전 일곱시에서 오후 다섯시까지 걸을 계획 세웠는데 수정해야 하겠네요..그리고 호랑이 나타나면 잡으면 그거 동물보호법에 걸리나요? 정당방어였다고 우기면 선처해주지 않을까요? 아우라지 - 옥산장 메모 합니다..왕산리 자작나무도 메모합니다.. 이 비 그치면 ...

olive님의 댓글

olive 작성일

  명순님.. 저는 영월 어둔이골에 갈꺼구요..들목에서부터 걸어서 와석리 노루목 지나 김삿갓의 엣집터 어둔리까지가 목표임돠 --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곳이라 ..

김귀병님의 댓글

김귀병 작성일

  Tip: 걸어서 가는 오지 길 하나 더.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 나와서 월정사 가는 길, 한국자생식물원(지금은 볼 것 없어요) 조금 지나 오대산 진고개 넘어 동해 쪽 급경사 거의 다 내려오면 왼쪽으로 부용동 가는 길(길 주변에 주유소 있던 걸로 기억). 승용차는 통행하기 거북합니다.  철 따라 나름대로 심심산골이 장대하게 나타나지요. 예전에 6.25전쟁이 난 줄도 몰랐다는 동네 부용동.  빨간 지붕에 검은 나무판자 벽, 흰 창틀의 좁다란 유리창의 초등학교 분교.  금강송이라는 낙락장송이 휘 늘어선 옥류가 흐르는 법수치 계곡, 나오면 가슴이 탁 트이는  양양의 동해바다. 중간에서 하루 묵으셔야 하구요.  자~ 떠나자 ♬ 고래 잡으러~ 동해 바다로.  지난 세월 방방곡곡 엄청 돌아다녔네요.

조경자님의 댓글

조경자 작성일

  김귀병님 고향이 정말 꿈에 그리는 그런 고향 이였군요.설이 고향이 전 무지 부러운데요.지난달 단풍귀경 하러 진고개거쳐 부용동길 초입까지이긴 하지만 가본곳이네요.olive가시는길 뒤따라 가면 폐가 될런지...

최명순님의 댓글

최명순 작성일

  조심스럽게 한 말씀 올립니다.- 정말 시간과 여건이 허락되는 ...분들틈에 사알짝 끼어 가면???작은 동아리를?? 주인님 죄송해요. 분위기 안 맞는 얘기면 즉시 수정하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