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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나리 시리즈(12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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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명호 댓글 8건 조회 2,289회 작성일 04-02-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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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그다지 흔하지 않은 야생 들꽃들의 휴면기라 할 수 있는 여름철에, 그래도 비교적
화려하게 온 산야를 수놓을 수 있는 꽃은 그저, 야생 나리들 정도라 할 수가 있겠는데,
이 녀석들의 종류도 그리 만만치 않고, 그게 그거 같아서 좀처럼 구별되지 않을 때가
꽤도 흔한 편이랍니다.
야생 나리 종류들을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한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은, 잎이 줄기에
달리는 모습으로 대별해야 할 것 같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잎이 호생(어긋나기)하는
"**나리"라는 이름들과, 밑에서는 윤생(돌려나기)하고 위에서는 작은 잎이 호생하는
"**말나리"라는 두 이름으로 우선은 크게 구분이 된답니다. "**나리"라는 이름을 가진
개체들도 많지만, "**말나리"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들도 심심찮게 있기는 하답니다.
나리 종류들의 동정 방법에 있어서는, 줄기에 잎이 달리는 순서(잎차례)도 중요하지만,
꽃이 달리는 방향과 색깔 또한 매우 중요한 편이랍니다. 야생 나리들의 꽃색은 대부분
황적색 쪽이긴 하지만, 종류에 따라 더러는 황색이거나 분홍색 또는 그 이외의 색깔이
있기도 하답니다.
야생 나리들 중에서 잎이 호생하면서 꽃이 하늘을 수직으로 올려보고 있으면 하늘나리,
역시 잎은 호생하지만 비교적 몸체가 크면서 황적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많은 꽃은
날개하늘나리, 두 종류의 꽃은 모두 하늘을 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날개하늘나리의 잎은
비교적 폭이 넓고 칼처럼 휘어 자라면서 잎 사이의 간격이 좁으며 아주 촘촘히 많이 달리는
점이 다르답니다. 꽃이 옆(하늘과 땅의 중간 지점)을 보면서 피는 중나리와 털중나리는 몸에
붙은 털의 유무가 다르며, 꽃피는 시기도 약 한달 정도의 차이가 있으려니와 중나리의 몸은
전체에 털이 없어서 반들반들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참나리는 잎겨드랑이에 거친 털이
많으며 검은 색의 주아(=씨눈)가 있는 점이 다른데, 이 주아로도 번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땅나리는 몸이 비교적 작은 편이나 아주 탄탄하게 생겼으며 중나리와 마찬가지로
몸에 털이 없어서 아주 매끌매끌하게 보인답니다.
말나리 종류들도 꽃이 하늘을 보는 하늘말나리와 누른하늘말나리, 꽃이 옆을 보고 피는
말나리와 섬말나리가 있지만, 섬말나리는 윤생하는 잎이 두 층 이상인 점과 꽃색이 붉은
빛을 약간 띠는 황색인 점에서 매우 많은 차이를 느낀답니다. 또한, 누른하늘말나리는
하늘말나리와 같지만 꽃색이 짙은 황색을 띠는 점이 다르답니다. 다행히도 이 야생 나리들의
개화기가 종류별로 조금씩 다른 바람에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여름 한철 내내,
이 나리들이 종류를 바꿔가면서 때맞춰 야생에 골고루 흩어져 피니, 그래도 여름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일찍 피는 하늘나리, 털중나리, 섬말나리 무리들로부터 시작을 해서,
여름 한복판 즈음에 말나리, 하늘말나리, 중나리들이 모여 극성(?)을 부리다가
여름의 끝자락에 가서는 참나리들이 피면서 나리 시리즈를 모두 마감한답니다.
참나리는 역시, "야생 나리들의 왕"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덩치가 크고 꽃도 커서,
그 장엄함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 할 수 있지요. 제가 본 야생의 중나리
(털중나리보다 약 1달 정도 늦게 핌)도 키가 약 3m 정도나 되어서 그 위엄이 무려
참나리를 능가하는 수준인 것도 있더군요. 초본이면서도 키가 3m를 넘는 참나리와 중나리,
그 장엄함을 뭐라고 한마디로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이지요.
마지막으로, 솔나리는 잎이 솔잎처럼 아주 가늘고 길면서 꽃이 분홍색으로 피는 것이
특징이지요.
검은솔나리는 검은 빛이 도는 홍자색으로 꽃이 피고, 흰솔나리는 꽃이 흰색으로 핀답니다.
여름 한철 내내 들과 산을 돌아다니면서 나리 종류들만 관찰하고 파악을 해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여름이 다 가버릴 것 같은, 좋은 피서의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인파로 북적대는 동해안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한적한 산지에서 우리의 야생 나리들과
함께 호젓하게 피서를 즐기는 것도 저처럼 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꽤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한답니다. 우리 땅에 굳건히 뿌리박고 있는 우리의 야생 나리들,
서양에서 들여온 백합들보다, 화원에서 호화롭게 배양되어 길러진 원예종들보다,
훨씬 값지고 소박하게 아름다우며 소중한 가치를 갖고 있지 않을는지요?
소중한 우리의 야생 나리들, 차례로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하늘공간/이명호 - skyspace_2.gif


(사인_접사_백합과).jpg

[ 1. 하늘나리]



(사인_꽃2_접사_백합과).jpg

[ 2. 날개하늘나리 ]



(사인_꽃1_백합과).jpg

[ 3. 참나리 ]



(사인_하늘전경_백합과).jpg

[ 4. 중나리 ]



(사인_백합과).jpg

[ 5. 털중나리 ]



(사인_꽃1_접사_백합과).jpg

[ 6. 땅나리 ]



(사인_접사_백합과).jpg

[ 7. 솔나리 ]



(사인_백합과).jpg

[ 8. 검은솔나리 ] = 검솔나리



(사인_꽃과봉오리_백합과).jpg

[ 9. 말나리 ]



(사인_꽃2_백합과).jpg

[ 10. 하늘말나리 ]



(사인_백합과).jpg

[ 11. 누른하늘말나리 ]



(사인_산지전경_백합과).jpg

[ 12. 섬말나리 ]

댓글목록

노승문님의 댓글

노승문 작성일

  벌써 여름이 온 것 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김종찬님의 댓글

김종찬 작성일

  많은 공부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제민님의 댓글

김제민 작성일

  나리도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공부 잘했습니다^^

이훈님의 댓글

이훈 작성일

  잘 보았습니다. 정리가 되는 군요

윤영미님의 댓글

윤영미 작성일

  언제 학부형인척 학교로 한번 찿아뵙는다는게..건강하시지요?늘 열정적인 모습이 부럽습니다.

최연실님의 댓글

최연실 작성일

  야한 나리들~~ 잘 봤어요..감사!!

정경해님의 댓글

정경해 작성일

  검솔나리. 누른하늘말나리는 첨봅니다.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엄소현님의 댓글

엄소현 작성일

  가슴속 다 들어낸 나리의 진솔한 아름다움이 하늘향해 땅을 향해 ...우리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모습 고맙게 잘 눈마춤하며 낯선 얼굴에도 익숙함을 ...